지난 6월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벌어진 광경은 마치 명품 세일 현장을 연상케 했습니다. 한 병에 150만 원에 달하는 샴페인을 맛보기 위해 수십 명이 일제히 줄을 서는 모습, 과연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열광하게 만들었을까요?
금양인터내셔널의 브랜드 변신 프로젝트
대중적 이미지 탈피 시도
금양인터내셔널은 그동안 '1865' 등 대중적인 와인으로 유명했습니다. 편의점과 마트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친숙한 브랜드였죠. 하지만 이번 시음회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접근이었습니다.
'KEUMYANG, NEW IDENTITY'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이 행사는 회사의 프리미엄 포트폴리오를 알리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었습니다. 150여 명의 소믈리에와 바이어를 초청해 고급 와인의 세계로 안내한 것입니다.
시음회의 하이라이트들
타임 어택의 위력
가장 화제가 된 것은 '타임 어택' 이벤트였습니다. 진행자가 "폴 로저 뀌베 써 윈스턴 처칠 매그넘 제품 시음"을 언급하자마자, 행사장의 모든 사람들이 마치 썰물처럼 빠져나가 줄을 섰습니다.
폴 로저 뀌베 써 윈스턴 처칠은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이 평생 사랑했다고 알려진 샴페인입니다. 특히 이날 준비된 1.5L 매그넘 사이즈는 일반 병의 2배 크기로, 더 긴 숙성 과정을 거쳐 풍미가 뛰어나다고 평가받습니다.
엄선된 프리미엄 와인 라인업
시음회에서 선보인 50여 종의 와인들은 모두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 피에르 지모네: 단일 밭에서 재배한 포도로 소규모 양조하는 RM 샴페인 하우스
- 라미: 미국 캘리포니아 샤르도네의 정수를 보여주는 프리미엄 와인
- 테누타 디 트리노로: '이탈리아의 슈발블랑'으로 불리는 최고급 와인
- 루시엔 르 무앙: 90만원이 넘는 부르고뉴 프리미에 크뤼
와인 시장의 변화와 전략
양극화 현상의 심화
최근 와인 시장은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물가와 불경기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은 두 가지 선택지로 몰리고 있습니다:
- 프리미엄 제품: 특별한 경험을 위한 고가 와인
- 가성비 제품: 합리적인 가격의 데일리 와인
프리미엄 포트폴리오 강화 필요성
금양인터내셔널의 이번 시도는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입니다. 파인다이닝 레스토랑과 고급 호텔에 납품할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구축하고, 이를 업계 전문가들에게 알리는 것이 핵심 목표였습니다.
행사의 성과와 향후 계획
뜨거운 반응
금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1년에 20여 병밖에 들여오지 않는 희귀 제품들의 시음 기회를 제공했다"며 행사의 특별함을 강조했습니다. 참석자들의 열띤 반응은 회사의 전략이 적중했음을 보여주는 지표였습니다.
지속적인 프리미엄 마케팅
이번 행사의 성공을 바탕으로 금양인터내셔널은 향후에도 정기적인 프리미엄 와인 시음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판매를 넘어 와인 문화의 저변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입니다.
마무리
웨스틴조선에서 벌어진 이 특별한 하루는 단순한 와인 시음회를 넘어 한국 와인 시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습니다. 150만 원짜리 샴페인에 줄을 서는 사람들의 모습은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 지를 여실히 보여주었죠.
앞으로도 이런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행사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좋은 와인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문화이자 경험이니까요.